📅 D+68
2025.09.06. 토요일

숙취 + 수면부족으로 자잘한 실수 500개 한 날. 하프라 다행이지 풀타임이었으면 죽었을 거야..


호주온 지 2달이 좀 넘은 오늘. 처음으로 인종차별을 목격했다. 버스탈 때부터 에보리진들이 겁나 많아서 좀 쫄았는데,, 한 명이 계속 왔다갔다하더니 내 앞에 있던 흑인한테 너 왜 여깄냐고 당장 호주에서 꺼지라며 머더뻐커 뻐킹블랙 이러면서 욕했다. 본인은 호주사람이라 있는건데 여기가 인도도 아니고 태국도 아닌데(?) 니가 왜 여기 있냐며 개ㅐㅐㅐzi랄함. 아예 우리 앞까지 와서 면전에 대고 소리 지르다가 사람들이 계속 타니깐 앉아서 큰소리로 욕했다. 그러면서 버스기사한테도 얘 안 내리게 하고 뭐 하냐고 욕함 ㅜㅜ 내 앞에 있던 흑인 되게 선교사처럼 참해보였는데,, 대꾸도 못하고 안절부절못하는 게 너무 불쌍했다.

그리고 내리자마자 체포당하고 있는 사람 목격함. 오늘 좀 ^-^ 무슨 날인가.. 날씨도 맑은 듯 스산해서 기분이 별로였는데 좋지 않은 상황을 두 번이나 목격해서 기분이 좋지 않았다.


바로 집으로 호다닥 튀어옴. 지민님이 준 김치찌개에 밥 먹으려고 했는데, 젓갈을 담갔다며..!! 줬다. 진짜 못하는 게 없어.. 젓갈 너무 맛있었다. 그래서 밥 두 그릇 먹음ㅎㅎ;
밥 먹으면서 현실적인 고민 얘기를 서로 많이 했다. 나한테 연애 상담 아닌 상담을 했는데, 난 연애 고자에 말도 잘 못해서ㅜ 고나리질 하는 것처럼 느껴질까봐 해주고 싶은 말은 많았지만 10%도 못해줬다. 이야기하다 보면 나랑 조금 성향이 비슷한 것 같은데 그래서 그런지 이야기가 정말 잘 통한다. 둘 다 조금 활동적이고, 배우는 걸 좋아하고 조금이라도 같이 성장할 수 있는 사람과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길 원하고, (그게 친구든 연인이든) 그리고 자꾸 '이게 맞나?' 하며 하고 있는 일에 대해서 스스로 되묻는 버릇이 있는 것도 비슷하고 생각이 깊어지면 걍 생각을 없애는 것도 비슷한 것 같다. 항상 생각하는 건데 지민님은 나보다 한참 어리지만 생각하는 것도 행동하는 것도 많이 어른스럽다. 이야기하다 보면 정말 많은 걸 느끼게 해줌..!!
이야기하다가 어쩌다 보니 죽음에 대해 이야기가 나와서 딥한 대화를 했다. 몇 안 되지만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다양한 삶의 종류를 접하며 인생 진짜 별 거 없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. 그리고 작년에 여러 부고 소식을 들으며 인생의 덧없음을 더욱더 느끼고 모든 생각의 끝에 무의미가 붙어서 조금 소극적으로 변하게 됐는데, 지민님은 의미고 뭐고 모르겠으니까 일단 하던 건 하자로 결론지어지는 듯하다. 이것 또한 너무 배울 점임ㅜㅜ!!
그리고 TMI지만,, 혹시나 내가 죽는다면 주변 사람들이 안 슬퍼했으면 좋겠다. 내 장례식장에서 웃고 떠들어라 칭구들아. 왜냐면 난 하고 싶은 거 다 하면서 살고 있기 때문이지.. 80살까지는 살고 싶고 하고싶은거 더 있긴 한데 그래도 '그걸 해야 돼서 죽기는 싫어ㅜㅜㅜㅜㅜ'이런 건 아님. 그래도 죽는 건 무섭다. 언젠가 죽는다면 자다가 곱게 아픈지도 모르고 죽고 싶은 맘..^^
